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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정보: 숙명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김흥렬 교수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0.20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2286
내용

 

구태의연한 산업디자인 탈피, 리빙 디자인에 초점 맞춘 교육

 

과거의 산업디자인이라고 하면 대부분 공업, 전기, 전자 제품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죠.

하지만 이건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케이스고, 유럽이나 일본 같은 국가에선 보통 산업디자인 하면 '생활용품'부터 떠올립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예전부터 리빙 디자인 시장이 유독 발달해 있죠. 이 리빙 디자인이란 분야는 사람의 일상과 밀접한 제품들을 아우르는 만큼 굉장히 큰 시장이고,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리빙디자인 분야가 도외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죠. 아무래도 제조산업을 기반으로 산업디자인이 발달하다 보니 그만큼 성장 속도는 빨랐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 숙명여대 산업디자인과는 이런 국내 산업디자인 업계의 맹점을 노려 일상생활과 밀접한 디자인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을 학과의 주요전략으로 세우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아닌 '프로'디자이너로 성장시킬 것

 

숙명여대에 들어오면 누구나 다 1인 기업, 즉 1인 창업을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반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지양한단 이야기가 아니라 유럽처럼 누구나 원한다면 독립 스튜디오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서 내보내잔 뜻입니다. 이런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학과 커리큘럼을 개정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실제 현장에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나와야만 하니까요. 해서 우리는 국내외 디자인 쇼나 디자인 페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업과정에서 완성된 양질의 디자인 상품들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나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도쿄 디자이너스 워크 등 국내외 디자인 프로모션 전시에 출품하는 것이죠.

또한 학생 개개인이 학생 신분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다소 '아마추어'처럼 느껴진다는 판단 하에 우리 숙명여대 산업디자인과를 일종의 '브랜드'화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서 결성된 것이 바로 '시드(sid)'라는 브랜드입니다. 학과의 모든 활동을 브랜드 차원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우리 학생들이 국내외의 프로 디자이너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할 수 있게끔 장치를 마련한 것이죠. 분명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긴 했지만 성과는 톡톡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입니다. 실제로 재작년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관람객이 뽑은 베스트 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학과를 리빙 디자인 쪽으로 특화시키고자 하는 만큼 이러한 대외활동을 더욱더 장려할 계획입니다.

 

 

전반적인 교육과정 개편 예정

 

올해 가을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과정을 전반적으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진 1학년 때 디자인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을 쌓고, 2학년 때부터 전공과 관련된 스킬들을 익히는 순서였습니다. 그러다 3학년이 되면 보다 전문적인 과정들을 배우게 되는데, 예를 들어 워크숍이란 6시간짜리 수업이 있습니다. 시간도 길지만 굉장히 밀도가 높은 수업인데요, 정해진 주제를 놓고 학생들이 하루종일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그런 수업인데 한 학기, 한 학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4학년 졸업작품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마지막 4학년 때는 디자인 프로모션이란 수업을 통해 이 디자인을 어떻게 마케팅을 할 것인지, 어떻게 브랜드를 런칭할 것인지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매우 진보적인 커리큘럼이기 때문에 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도 많이들 벤치마킹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 학과에선 현재 커리큘럼을 더욱 밀도 있게 편성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전면 개편을 구상하게 된 것이죠.

현재 계획으론 2학년 과정부터 자기 브랜드를 구상하게 하고 3학년 때 프로모션 관련 수업을 진행, 4학년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브랜드를 디자인 쇼나 디자인 페어에서 소개할 수 있는 정도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일반적인 졸업작품전의 성격에서 벗어나 개인 브랜드를 프로모션하는 방향으로 졸업전의 성격 자체를 바꾸려는 것입니다.

 

 

아일랜드식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도입 계획 중

 

또 하나 우리 학과가 계획 중인 것이 현재 아일랜드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환학년제'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만큼이나 입시 경쟁이 치열한 아일랜드 교육계를 성공적으로 이끈 혁신적인 제도지요. 이 제도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를 외부 활동으로 학과 수업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하는 대신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활동을 한 학기 동안 생생하게 체험해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전환학년제를 체험한 학생들 대부분이 2, 3학년 때부터 굉장히 자기주도적인 태도로 공부를 하더란 겁니다. 학교를 벗어나 바깥세상을 체험해본 아이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나아갈 진로가 어떤 방향인지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이지요.

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보면 3학년때쯤 돼서 별 다른 이유도 없이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왜 휴학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졸업을 할 순 없으니 조금 쉬면서 머리를 정리해 오겠다고들 하죠. 이건 말 그대로 시간 낭비입니다. 해서 새로운 교과과정을 도입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죠. 현재 계획 중인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2학년 2학기나 3학년 1학기 한 학기 정도를 다른 방식으로 학점을 채울 수 있게끔 해주자는 겁니다. 구상 중인 선택지는 총 3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본인이 듣고 싶은 수업들을 한 학기 내내 실컷 들어보는 시간을 주어보자는 겁니다.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전공 수업이 없으니 타 전공 수업을 듣거나 평소 관심있던 교양 과목들을 내키는 대로 들어볼 수 있겠죠. 두 번째는 학점의 절반은 학교에서, 나머지 절반은 인턴이나 여행 같은 외부 활동으로 대체하는 방식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학교를 나오는 대신 한 학기를 전부 외부 활동으로 구성하는 방법입니다.

이 외부 활동이란 것이 반드시 디자인과 관련된 것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학생들이 보다 일찍 산업현장을 겪어보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체험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디자인이란 분야에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다 깊이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거니까요.

 

 

탁월한 프레젠테이션 능력 갖춘 학생 많아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학교기 때문에 생기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단점이라고 하면 약간 남성의 사고가 필요한 하드톤의 디자인, 메카닉한 디자인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죠. 하지만 이런 부분은 굳이 여학생들이 직접 손을 대지 않더라도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으로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단 생각입니다. 반면 긍정적인 부분으론 일단 여성 특유의 섬세한 디자인에 굉장히 능숙하단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두드러지는 장점을 하나 들자면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치밀하단 점입니다. 우리나라가 디자인을 잘 한다곤 하지만 유럽과 비교했을 때 다소 처지는 점이 바로 논리적인 부분입니다. 유럽에 가보면 거기 학생들은 정말 그저그런 디자인을 놓고도 1시간이 넘는 유려한 말솜씨, 즉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스토리텔링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습니다. 그게 사실 유럽 디자이너들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반면 우리 학생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런 결과물이 나왔는지에 대한 근거를 풀어내는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그렇지 않아도 논리적인 부분이나, 그 논리를 구조화하는 능력이 뛰어난 여학생들이 모여 있으니 자연스럽게 개개인의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올라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 주도적 융합형 인재'

 

요새 가장 떠오르는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융합'형 인재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융합에만 초점을 맞춰선 곤란하다고 봅니다.

융합에 앞서 일단 '자기 주도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패키지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배출된 학생들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 독자적인 성향을 강하게 띄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갑자기 융합형 인재라는 잣대를 들이밀어 본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란 힘들다고 봅니다. 때문에 융합에 앞서 주도적인 학문이란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학생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가장 적성에 맞는 한 분야를 먼저 갈고 닦은 뒤, 자신의 소양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학과가 추구하는 '자기 주도적 융합형 인재'입니다.

 

 

 

 출처: 2014.8월호 미대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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