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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권기범 교수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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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조회수
934
내용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권기범 교수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전공교수로 재직 중이다. 더 넓은 세계에서 동양정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실험 작업을 통해 '본질'을 추구하는 권기범 교수를 만나보자.

 

 

 

미술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 어렸을 때는 저도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공부만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평소에 도자기나 한옥 같은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림을 그릴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었죠. 특별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중학생 때 미술대회에 미술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생겼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그래서 이를 계기로 미술 선생님께서 예술 고등학교 시험을 치러보는 게 어떻겠냐는 추천을 받아 그때부터 그림을 시작하게 됐어요.

 

 

예고 생활은 어떠셨나요?

 

: 동.서양화부터 조소, 디자인까지 고루 접해볼 수 있었어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게 제 작업의 모토인데, 예고에서의 여러 파운데이션 수업이 기반이 되어주었지요. 내성적이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예술을 재현하는 방법론이나 사고체계에 관해 여러 생각을 했던 걸 보면 고등학생 치고는 꽤 진지했던 것 같아요.

동양화를 전공하시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교시절 동양화 전공 선생님의 영향이 가장 컸어요. 잘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기죽어 있던 저에게 자신감을 많이 북돋아주시며, (동양화는) 할 수 있는 게 많은 분야니까 꼭 진학하라고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어요. 제 인생의 새로운 길 하나를 열어주셨죠. 지금도 만나 뵙곤 하는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교수님 작품을 보면 동양화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것 같아요.

 

:저는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았던 관점에서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사람이 작가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반드시 실험은 있어야하죠. 미술사나 역사를 검증 해봐도 결국 미술사에 남은 작가들은 그 시대 최고의 컨템포러리를 추구했던 사람들이거든요. 시대성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작업을 하다보면 기존의 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작품이 나오지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예술이나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겐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 이 시대는 함수로 말하자면 교집합 같은 느낌이에요. 서양과 동양, 옛것과 새것 등의 경계가 흐트러지면서 뭔가 섞이고 있는 상황이죠. 때문에 여기서 쏟아져 나오는 사진이나 음악, 시각적인 요소의 결과물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우리를 조금은 혼란스럽게 만드는 세상인 것 같아요. 저는 그 부분을 재미있게 관찰하죠.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다른 형태로 전환해본다고나 할까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작업들이에요.

 

 

동양화과에 오면 실제로 무엇을 배우나요?

 

: 1학년 때는 가장 기본인 사군자나 문인화를 바탕으로 모필 드로잉을 배워요. 그리고 제대로 된 한국의 닥종이라던가 자개, 벽화 등의 새로운 물성도 접해보고 전통회화 모사를 배우며 기본적인 동양화의 베이스를 탄탄히 쌓아나가죠. 학년이 올라가면 회화 중심으로 입체와 영상, 사진, 디지털 등의 다양한 매체도 다뤄요. 특히 전통과 미술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더불어 현 시대가 얼마나 재밌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인지 느끼게 해주죠.

 

 

수업시간에 특히 강조하는 점이 있나요?

 

: 저는 자유로움을 중요시해요. 사실 예술은 답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가능하거든요. 학생들이 대학이라는 틀 안에 얽매여서 정작 하고 싶은 것을 놔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생각을 꼭 그림이 아니어도 언어든 음악이든 자유롭게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심지어 음악을 좋아한다는 학생에게 과제물로 연주를 하라고 한 적도 있거든요.

동양화는 회화를 기초로 한 예술이지만 음악, 영화, 책,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예술적인 지반을 넓게 다져놔야 그 위에 예술적인 걸 쌓아올릴 수 있어요.

 

 

동양화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 요즘 세대는 물질적인 것에 굉장히 민감한 것 같아요. 자본주의적 관점에 가치기준을 두고 예술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작가도 경제적인 창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것이 예술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버린다면 재미없잖아요. 조금 더 이상적인 꿈을 갖고 동양의 이상향을 바라보며 글도 쓰고 여행도 하면서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출처: 아트앤디자인 2016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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