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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안규철 교수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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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조회수
1957
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안규철 교수

:1955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계간미술>에서 7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후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이듬해인 1988년 독일로 건너가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에서 7년간 수학했다. 텍스트와 드로잉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으며 일상적 사물들에 삶에 대한 고찰과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한다. 미술계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과도 소통의 가능성을 이끌어낸바 있는 안규철 교수를 지금 만나보자.

유년 시절 기억나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초등학교 3학년을 마치고 부모님을 떠나 춘천에서 서울로 유학을 왔습니다. 원래 혼자 조용히 노는 시간이 많은 편이었는데 서울에 와서 그런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미술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교내 사생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막연히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화집이 흔치 않았던 시절인데, 한독약품이란 제약회사가 매년 아버님께 독일 본사에서 인쇄한 달력을 보내줬어요. 이 달력을 통해 서양미술사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조소과를 진학했는데, 학교에서 조각수업이나 작업보다 연극과 문학 분야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간동에 있던 불문화원에 프랑스영화를 보러 자주 갔었고, 읽어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철학책들을 붙들고 시간 낭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미술잡지사 기자로 일하면서 현실과 발언에 뒤늦게 참가했고 사회풍자적인 소형조각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독일에서도 공부하셨습니다. 그 곳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셨나요?

-점토나 돌만이 미술의 재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글, 행동도 미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실험하면서 사람의 신체보다 인간이 만든 사물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이 기간 동안에 오브제 조각, 텍스트 작업을 가지고 제 작품세계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드로잉 또는 글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아침시간에 정신이 맑고 생각이 제일 잘 떠오릅니다. 보통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가 뒤섞이는데 이들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닌, 생각을 펼쳐나가는 도구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이 글쓰기와 드로잉에는 정해진 주제나 목표는 없습니다. 그 때 생각나는 것을 글로 적고 그립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써놓기로 하는 거죠. 저의 모든 작업의 시작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하셨어요.

-2015년 9월 15일부터 2016년 5월 22일까지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했었습니다. 제목은 마종기 선생님의 시에서 빌려온 것이기도 하죠. 말 그대로 ‘우리에게 사랑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과연 추구할 미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시라 할 수 있어요.

이 전시는 중요한 특성이 몇 가지 있습니다. 관객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1,000명의 책]과 [기억의 벽]에서처럼 완성된 결과물이 전시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이 전시되었다는 점과 둘째, 그림이나 조각이 아니라 글과 일상 사물이 중심이 되는 것. 셋째, 금붕어나 식물처럼 살아있는 것이 전시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절대적 침묵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전시장에 소리가 중요한 요소로 도입되는 것 등입니다. 이 전시를 통해서 미술전문가가 아닌 일반관객이 특별한 사전 지식 없이도 자연스럽게 작품과 작가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제게는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작업에서 추구하는 가치관 및 작업 방식은 어떠한가요.

-저는 미술이란 것이 아주 오래 전부터 분명 정신적이고 지적인 활동의 산물인데, 지나치게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측면에 치우쳐있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미술작품은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물건이기도 하지만 먼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생각이 관객에게 전해지는 언어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아마 이런 생각 때문에 저는 작업에서 의식적으로 작업의 개념적인 측면과 생각을 강조해온 것 같습니다.

 

 

미술작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작가는 질문을 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여기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데 던져지지 않고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는 생각하는데 집중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오래 일관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가 되는 게 멋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힘든 일이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몇 년 해보다가 포기하려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만의 특징을 꼽자면.

-미술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는 개방성을 가진 학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험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발표와 토론 중심의 실기교육을 지향하는 점도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지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작가적 긴장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러다가 야구선수들처럼 때가 되면 언젠가 은퇴하는 작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아트앤디자인 2016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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